위험수준 Class A

원전 주변 주민 갑상선암 연관 인정 판결 (이진섭 씨 가족 소송)

2012.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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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고리원전 인근에서 거주해 온 이진섭 씨가 자신을 포함한 가족들의 암 등 질환 발병에 대해(주)한수원에 손해 보상 소송을 제기하여 1심에서 일부 승소한 일이다. 이는 국내에서 원전 주변 주민에 대한 저선량 방사선의 의학적 영향을 인정한 최초의 사례로 큰 사회적 파장을 예고했다. 한수원은 이에 불복하여 항고했고, 이진섭 씨는 반핵 단체들과 함께 고리원전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갑상선암 등 방사선 관련 질환의 사례 수집에 나섰다.

주요내용

이진섭 씨는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태생으로 기장군이 고향이었던 부인 박 모 씨를 만나 1991년부터 기장군 장안읍 좌천마을에 살다가 1996년에 기장군 일광면에 정착했다. 3년 뒤인 1992년 아들 이균도가 1급 자폐성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이진섭 씨는 균도가 아홉 살이 될 때 인근 고리 원전의 영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인근에서 거주하던 장모 이 모 씨가 위암 수술을 받았고, 자신도 2011년 직장암 판정을 받고 병원에 다니면서 고리원전이 있는 기장군 사람들이 유독 암에 많이 걸려 병원 치료를 받는 것을 목격했다. 2012년 초 부인마저 갑상선암 판정을 받았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고리1호기 정전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이진섭 씨는 방사능 영향에 대한 소송을 결심하고, 2012년 7월 3일, 자신과 아들, 부인 3명 명의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출했다.

재판에서 이진섭 씨는 부인 박 씨가 고리원전 주변에서 20년 이상 거주하면서 저선량 방사선에 노출되었고 그로 인하여 갑상선암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고리 원전을 운영하면서 발생된 방사선량은 관련 법령 및 고시에서 규정한 한도 이하이고, 이진섭 씨 가족이 거주한 지역(고리 원전에서 약 7.689㎞ 떨어짐)은 원전 주변지역 주민 역학조사에서 갑상선암 발병률과 상관관계를 보인 지역(5㎞ 이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고리 원전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제2민사부는 2014년 10월 17일의 판결을 통해, 피고(한수원)에게 원고 박에 대해 위자료 1,500만원을 지급하도록 주문하고, 동시에 이진섭 씨와 아들의 청구 및 원고 박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할 것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갑상선암의 발생에는 방사선 노출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점, 박 씨의 갑상선암 발생에 고리 원전에서 방출된 방사선 외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볼 뚜렷한 자료는 없는 점, 그리고 원전 주변지역 주민 역학조사결과 근거리 대조지역인 원자력발전소에서 5㎞ 이상 30㎞ 떨어진 지역에서도 원거리 대조지역에 비하여 1.8배의 높은 갑상선암 발병률을 보이고 있고 박 씨가 거주해온 지역이 이 사건 발전소의 방사선 유출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판결 이유로 들었다.

이진섭 씨 측 주장의 주요 근거가 된 것은 주영수 교수 등의 “원전 종사자 및 주변지역 역학조사 연구”에 대한 전문가 검토연구로, 2011년도에 발표된 서울대 안윤옥 교수의 연구결과를 재분석한 것이다. 주영수 교수 등은 이 사례 연구가 여성에 있어서 원전 주변지역 주민이 대조지역 주민에 비하여 ‘갑상선암’ 발생률이 2.5배(95%신뢰구간, 1.43~4.38배) 높음이 관찰됨에도 불구하고, 해당 연구진이 “원전 주변지역의 ‘모든 부위 암’ 발병 위험도와 ‘방사선 관련 암’ 발병위험도가 대조지역에 비하여 남, 녀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사실과 다르게 결과를 발표했고, “원전 방사선과 주변지역 주민의 암 발병 위험도간에 인과적인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는 섣부른 결론을 내렸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주영수 교수 등은 원전 주변지역 여성의 높은 감상선암 발생 원인의 원전 관련성에 대한 정밀한 추가 조사와 원전으로 인한 가능한 건강피해를 철저히 확인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한수원은 10월 22일 항소를 제기했고, 일부 승소한 이진섭 씨 측도 1심 재판부가 기각한 자신의 직장암과 아들 균도 씨의 경우를 제외하고, 부인 박 씨에 대한 손해 보상액이 적다는 이유로 11월 3일 항소했다. 아울러 부산지역 환경단체 및 시민단체들과 함께 고리원전 인근 거주자의 유사한 피해 사례를 모집해 집단소송을 준비하기로 했다.

한편, 이진섭 씨는 아들 이균도 씨가 안고 있는 발달장애에 대한 사회의 인식 전환과 정부의 지원 확대를 요구하며 2011년부터 다섯 차례 이상 전국을 누비며 총 3000km를 걷는 “균도와 세상걷기” 행사를 진행했고, 이로 인해 ‘균도아빠’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가 요구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지난 2014년 4월 국회를 통과했고, 2014년 6.3 지방선거에서 기장군의원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의미와 과제

이진섭 씨 소송은 원전 인근 주민은 물론, 원전 시설 종사 노동자들에 대한 저선량 방사능의 영향 인정 여부를 둘러싸고 진행되고 있어,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보다 장시간을 요하는 저선량 방사능 영향 조사와 대책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참고자료>

JTBC, [인터뷰] '원전-암' 소송 당사자 "주민으로서 억울…사회를 위해서 시작"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0609517

주영수, 원전과 직업 환경보건 - 원전주변 지역주민 및 원전종사자 건강문제를 중심으로(제48차 대한직업환경의학회 춘계학술대회 발표자료 - 2012.5.11.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제2민사부 판결문(사건 2012가합100370 손해배상(기)) - 2014.10.17.

한겨레신문, 법원 “주민 갑상선암 발병은 원전 책임” 첫 인정 - 2014.10.18.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660312.html

부산일보, 소송 승리 이끈 이진섭 씨 "수도권 위험해 원전 안 된다? 지역민 무시에 외로운 싸움 결심 - 2014.10.20.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41020000118

부산일보, '원전 암 발병' 재판, 이제 시작이다 - 2014.10.27.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4102700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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